주식과 포커의 닮은점과 내가 느낀 경험

저는 20살때부터 포커(텍사스 홀덤)을 경험했고 약 9년 동안 공부와 플레이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주식이랑 포커가 완전히 다른 거라고 생각했다.
주식은 투자고, 포커는 카드게임이니까 당연히 별개의 영역이라고 봤다.
그런데 둘 다 직접 해보다 보니 이상할 정도로 닮은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먼저 느낀 건 내가 잘 판단했다고 해서 항상 좋은 결과가 나오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포커를 하다 보면 내가 훨씬 유리한 상황에서 돈을 넣었는데도 마지막 카드 한 장 때문에 질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진짜 허무하다.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 것 같은데 결과는 패배로 끝난다(포커에서는 베드빗 또는 쿨러라고 표현한다.)
주식도 비슷하다. 나름대로 기업을 분석하고 앞으로 좋아질 것 같아서 매수했는데, 갑자기 시장 분위기가 안 좋아지거나 예상하지 못한 뉴스가 나오면서 주가가 빠질 때가 있다. 반대로 별생각 없이 들어간 종목이 갑자기 급등할 때도 있다.
하지만 포커를 조금 플레이 해본 사람이라면 +EV(기댓값)이라는 용어를 알고있을것이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기댓값이 높은 선택을 꾸준히 한다면 장기적인 수익률은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매판 이길수는 없다. 내가 좋은패를 잡았더라도 운이 없게 상대에게 질수도 있는것이다.
하지만 큰수의 법칙으로 인해 내가 +EV값을 갖고 있다면 장기적으로 볼땐 수익이 나게 되는것이다.
다르게 설명하자면 카지노를 예로 들수있다.
카지노는 왜 항상 돈을 버는가 그것은 "하우스 엣지"에 있다.
카지노는 플레이어에 비해 승률을 약간높게 1%~2% 유지한다.즉 손님이 이길수 있는 확률은 무려 48%까지도 나온다는 것이다.
하지만 왜 돈을 잃는가? 플레이어는 몇판은 운이 좋게 딸수있지만 이와 마찬가지로 큰수의 법칙에 따라 반복 시행할시 돈을 잃을수
밖에 없는 구조인것이다.
그이후 나는 단순히 돈을 벌었으니까 잘한 선택이고, 잃었으니까 잘못된 선택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됐다.
포커에서도 말도 안 되는 플레이를 했는데(-EV값 플레이)운 좋게 이길 수 있고, 주식에서도 아무 분석 없이(근거와 엣지없이.) 산
종목이 크게 오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방식이 계속 통할 거라고 생각하면 결국 언젠가는 잃게 되는 것 같다.
또 하나 닮았다고 느끼는 부분은 멘탈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다.
포커에서 큰 팟을 한 번 잃으면 괜히 다음 판에서 빨리 복구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평소 같으면 폴드했을 패를 가지고 계속 따라가기도 하고, 필요 이상으로 공격적으로 플레이하게 될 때도 있다.
주식도 손실이 나면 비슷하다.
손절하고 나면 괜히 바로 다른 종목을 사고 싶어지고, 손실을 한 번에 복구하고 싶어서 평소보다 큰 금액을 넣고 싶어질 때가 있다. 반대로 주가가 급등하면 놓칠 것 같은 기분 때문에 뒤늦게 따라 들어가기도 한다.
결국 둘 다 돈이 걸려 있다 보니 사람의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비슷하다고 느끼는 건 자금 관리다.
포커에서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가지고 있는 돈을 한 번의 게임에 전부 걸어버리면 한 번의 불운으로 끝날 수 있다.
(+EV값을 선택했더라도 매판 이길수있는것은 아니기에)
주식도 아무리 확신하는 종목이 있어도 모든 돈을 한 종목에 넣는 순간부터 투자라기보다 그 종목의 결과에 내 자산을 맡기는 느낌이 된다.
그래서 수익을 많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속 살아남을 수 있게 돈을 관리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졌다.
포커를 하면서 배운 것 중 하나가 있다면 모든 판을 이길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그냥 폴드하면 된다. 내게 유리한 상황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플레이다.
주식 역시 꼭 매일 매수할 필요는 없다. 사고 싶은 종목이 없으면 현금을 들고 기다릴 수도 있고,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종목이라면 굳이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
예전에는 뭔가를 계속 해야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가만히 기다리는 것도 중요한 선택이라는 걸 두 가지를 하면서 느꼈다.
물론 주식과 포커가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다.
주식은 기업의 성장에 투자하는 것이고 포커는 다른 플레이어들과 경쟁하는 게임이다. 하지만 확률을 생각하고, 감정을 관리하고, 자금을 지키면서 좋은 기회를 기다린다는 점에서는 꽤 많이 닮아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두 가지를 하면서 느낀 결론은 간단하다.
한 번 크게 이기는 사람이 아니라, 크게 잃지 않으면서 좋은 선택을 계속 반복하는 사람이 결국 오래 살아남는다.
주식이든 포커든 어쩌면 가장 어려운 상대는 시장이나 다른 플레이어가 아니라, 욕심내고 흔들리는 나 자신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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